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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백한다.
널 보내며 조금 울긴 울었다. 너무 갑작스러워서 사실 지금도 실감은 안가지만 행복한 표정으로 동글게 몸을 말고 차갑게 얼어죽은 너를 끌어안은 감촉은 지금도 생생하거든. 죽음이란 거, 얼마전까지 생생하게 움직이던 육신이 축 늘어진 고깃덩어리가 된다는 거,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은 괴로운 일이더구나. 다행이라면, 그동안 겪은 크고 작은 경험들이 미숙한 나에게도 몇 가지 요령을 남겨주어, 제정신 못차리고 괴로워하진 않게 되었다는 정도일까. 하지만 그닥 좋은 기분은 아니구나. 차라리 가슴을 쥐어뜯으며 통곡하고 괴로워하며, 너무 많이 울어서 시뻘개진 눈으로 탈진한 채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을 수 있다면, 너에 대한 미안함이 조금은 사라질 것 같은데. 난 이제 그렇게 슬퍼할만한 기운도 순수함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. 미안하다. 그리고 고맙다. 어디 멀리 우리 손에 닿지 않는 자리에서 죽지 않고, 너의 시신이나마 거둘 수 있는 자리에서 죽어줘서. 겨울인데, 땅 속이 많이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. 널 묻으면서 그게 제일 많이 걱정이었다. 집에서 자란 놈이 그렇게 추운 곳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는데, 더 추운 땅속에서 추위에 떨면 어떡하지. 우리 고양이, 많이 많이 따뜻하게 해줘야 하는데. 이제 봄이되면 널 뭍은 자리에 오롯이 서 있던 벗나무가 분홍색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할 거고, 그 하얀 눈같은 꽃잎이 흩날리기 시작하면 날리는 꽃잎 하나 하나에 니가 들어 있을 것을 생각하니 그저 기쁘기 한량없다. 그리 되면 나 역시 너와 너의 꽃잎을 보러 그곳을 찾아가마. 이제사 눈물이 나는구나. 이젠 슬퍼하지 않아도 되는데. 미안하다. 그리고 고맙다. 천국에서는 고양이 세수 더 잘하고, 코딱지 떼는 것도 잊지마라. 사랑스럽지만 지저분하던 우리 고양이. 안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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